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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부활한 명가' KIA 타이거즈가 1경기를 남기고 정규시즌 1위를 확정지었다.
KIA는 24일 군산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김상현 최희섭의 홈런포와 선발 로페즈의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5-0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 전까지 매직넘버 '1'이었던 KIA는 이 날 승리로 매직넘버를 모두 지우면서 1997년 이후 12년만에 정규시즌 1위에 등극했다. 남은 경기에서 KIA가 패하고 2위 SK가 전승을 거둘 경우 승률이 같아지지만 상대 전적에서 앞서 KIA가 1위에 오르게 된다.
통산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9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자랑하는 KIA는 단일리그로 치러진 정규시즌에서 1991, 1993, 1996, 1997년에 이어 5번째 1위를 거머쥐었다.
KIA는 아울러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으며 통산 10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뤘다. 2001년 해태에서 KIA로 간판을 바꿔 단 이후에는 첫 진출이다. KIA는 해태 시절 9차례 한국시리즈에서는 모두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정규리그 1위팀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어진 경우는 총 18번 가운데 15번이나 된다.
올시즌 KIA의 강력함을 1위 확정 경기에서도 그대로 보여줬다. 특히 김상현 최희섭 '쌍포'가 어김없이 폭발했다. 김상현은 1회말 2사 1,2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불러였다. 3회말에는 2사 1루에서 호쾌한 투런홈런까지 터뜨렸다. 자신의 시즌 36호 홈런.
김상현은 이 날 홈런에 3타점을 추가하면서 시즌 타점도 127점으로 늘렸다. 김상현이 올시즌 기록한 36홈런 127타점은 2004년 이후 최다홈런, 최다타점 기록이었다.
김상현이 터지자 '단짝' 최희섭도 함께 폭발했다. 최희섭은 5회말 2사 2루에서 상대선발 김수경의 4구째 141km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2점홈런을 작렬시켰다. 시즌 32호 홈런이었다.
마운드에서는 외국인투수 로페즈의 역투가 빛을 발했다. 로페즈는 7이닝 동안 단 3안타 2볼넷만 내주고 실점을 1점도 허용치 않는 완벽투로 승리를 견인했다. 로페즈는 이 날 승리로 시즌 14승(5패)째를 거두며 롯데 조정훈, 삼성 윤성환과 더불어 다승 공동선두로 도약했다.
로페즈는 이 날 7이닝을 추가하면서 시즌 190⅓이닝을 던져 최다이닝투구에서도 한화 류현진(189⅓이닝)을 제치고 1위로 뛰어올랐다. 로페즈의 기록은 2004년 222⅔이닝을 던진 리오스에 이어 KIA 구단 역사상 최다 이닝 투구 2위 기록이다.
KIA는 로페즈에 이어 8회부터 양현종 손영민을 투입한 뒤 9회에는 마무리 유동훈을 내세워 깔끔하게 경기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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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KIA 타이거즈가 12년만에 정규시즌 1위 등극을 확정지었다. 전신 해태 시절 포함해 총 7번째 정규시즌 1위인 동시에 2001년 해태에서 KIA로 팀명을 바꾼 이후 처음 이룬 위업이다.
KIA는 24일 군산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이 날 경기전까지 매직넘버 '1'이었던 KIA는 2위 SK의 추격을 뿌리치고 자력으로 1위를 확정지었다.
SK가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80승6무47패 승률 0.611인 반면 KIA는 마지막 경기를 패하더라도 최소한 SK와 동률을 이루게 되는데 상대전적에서 10승2무7패로 KIA가 앞서 1위로 올라선다.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총 9번의 우승을 자랑하는 KIA가 지금과 같은 단일리그로 치러진 정규시즌에서 1위로 마친 것은 총 5번째다. 그 전에 1991, 1993, 1996, 1997년에 정규시즌 1위를 거둔 바 있다. 이번 1위는 12년만에 맛본 기쁨이었다.
KIA의 정규시즌 1위는 극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KIA의 전신인 해태는 과거 1983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9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최강팀이었다.
하지만 해태의 전통을 이어받은 KIA는 달랐다. 2001년 중반 해태로부터 타이거즈라는 이름을 물려받았지만 이후 한국시리즈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다.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더라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2005년과 2007년에는 최하위에 주저앉으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
올시즌 역시 출발은 불안했다. 투타에서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시즌 개막 3연패를 포함, 초반 7경기에서 1승1무5패에 그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KIA는 5월달 들어 네 차례나 3연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순위도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7월 이후 KIA는 엄청난 저력을 발휘됐다. 7월달에 12승6패를 기록한 KIA의 상승세는 8월에 접어들면서 가속도가 더해졌다.
8월초 11연승의 놀라운 질주를 이어가더니 8월 한 달 동안 20승4패의 성적을 거두면서 당당히 단독 1위로 발돋움했다. KIA가 8월에 거둔 20승은 프로야구 역사상 한 팀의 월간 최다승 기록이었다. KIA의 한국시리즈 직행이 일찌감치 확정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8월의 고공 질주에 취해 잠시 마음을 놓은 사이 KIA는 타격부진에 허덕이며 9월초 5연패에 빠졌다. 그 사이 2위 SK가 연승행진을 거듭하며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한 때 1위 KIA와 2위 SK의 승차가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KIA는 SK에 역전 당할 수도 있는 위기를 극복해냈다. 시즌 막판 최대 고비였던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2연승을 하더니 LG와의 3연전도 싹쓸이하면서 내리 5연승을 거둬 사실상 한국시리즈 직행을 예약했다.
결국 군산에서 치러진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면서 매직넘버를 모두 없애고 당당히 한국시리즈 티켓의 주인이 됐다.
올시즌 최강 KIA를 이끈 원동력은 막강 마운드였다. 구톰슨-로페즈-윤석민-양현종으로 이어진 막강 선발진은 다른 팀이 쉽게 넘을 수 없는 높은 벽이었다. 마무리 한기주가 어깨 부상으로 시즌 내내 고생했지만 그 빈 자리를 유동훈이 기대 이상으로 훌륭히 메우면서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타선에서는 '이적생' 김상현과 '돌아온 거포' 최희섭의 부활이 가장 두드러졌다. 시즌 초 LG에서 트레이드 된 김상현은 KIA 입장에서 '굴러온 복덩이'였다. 매경기 홈런과 장타를 내뿜으며 프로야구판을 뒤흔들었다. 타율 36홈런 126타점으로 홈런과 타점 1위를 예약했고 장타율까지 1위를 달리면서 MVP까지 맡아놓은 당상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뒤 2시즌간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최희섭 역시 올시즌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KIA의 돌풍을 견인했다. 김상현의 엄청난 포스에 다소 가려진 면이 없지않지만 타율 32홈런 95타점의 MVP급 활약으로 4번타자 몫을 톡톡히 했다.
무엇보다 '조갈량'이라 불릴 만큼 탁월한 용병술과 리더십으로 팀을 이끈 조범현 감독의 지도력은 올시즌 KIA가 다시 명가로 부활할 수 있었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포수 출신인 조 감독은 날카로운 분석력과 리더십, 선수들을 배려하는 친화력으로 최강의 전력을 유지하며 그동안 어딘지 허술했던 KIA를 끈끈한 팀으로 바꿔놓았다.
한편, 정규시즌 1위팀 KIA는 10월 15일부터 플레이오프 승자와 7전4승제 한국시리즈를 치를 예정이다.
KIA ,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직행 (군산=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KIA 타이거즈가 24일 전북 군산월명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야구에서 히어로즈에 5대0으로 승리, 페넌트레이스 1위로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직행이 확정되자 KIA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09.9.24 sollenso@yna.co.kr |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1980∼90년대 국내 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호랑이 군단'이 부활하는데는 무려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타이거즈는 프로야구 28년사에서 가장 많은 9번의 우승을 차지했지만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것은 해태 시절이던 1997년으로 이미 흘러간 과거의 영광만 남아 있었다.
IMF 직격탄을 맞았던 해태가 2001년 후반기 KIA로 간판을 바꿔 단 뒤 팀 재건에 적지않은 투자를 했지만 한국시리즈에는 단 한번도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올시즌도 출발은 불안했다.
4월4일 개막전부터 내리 3연패를 당한 KIA는 4월 중순까지 7∼8위를 오가며 또 한번 호남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듯 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영입한 김상현의 방망이가 5월들어 대폭발하면서 KIA는 상승세를 탔고 후반기에는 파죽의 11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마침내 8월2일 SK를 따돌리고 단독 1위로 나선 KIA는 8월에만 20승4패를 기록해 프로야구 통산 월간 최다승 신기록을 세우는 등 이후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해 12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게 됐다.
◇김상현과 팀 타선의 시너지 효과
올 해 KIA 야구는 `굴러온 복덩어리' 김상현을 빼놓고는 아무 것도 논할 수 없다.
내야 수비라인이 취약했던 KIA가 당초 원했던 포지션은 유격수였다. KIA는 연초부터 몇몇 구단과 유격수 트레이드를 추진했지만 여의치 않자 차선책으로 4월19일 LG와 트레이드에 합의, 투수 강철민을 주는 대신 내야수 김상현과 박기남 2명을 받았다.
프로 10년차나 된 김상현은 LG에 있으면서 거포 가능성을 보였지만 변화구 대처능력이 떨어져 주전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했고 단 한번도 한 시즌 홈런을 10개 이상 때린 적이 없었다.
`한 방 타자'가 아쉬웠던 KIA는 김상현을 풀타임으로 내보내 홈런 15개 정도만 때려도 성공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김상현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대활약을 펼쳤다.
KIA 황병일 타격코치의 깊은 배려속에 심리적인 안정을 찾은 김상현은 시즌 내내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24일까지 홈런 36방과 타점 127개로 단숨에 MVP급 활약을 펼쳤다.
김상현의 방망이가 대폭발하자 KIA 타선은 시너지 효과를 얻어 최희섭이 국내 복귀 3년만에 가장 좋은 성적인 32홈런과 97타점을 뽑았고 나지완도 23홈런, 73타점을 기록하는 등 동반 상승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용병 듀오 구톰슨과 로페즈
타선에서 김상현이 핵이라면 마운드에는 릭 구톰슨과 아킬리노 로페즈가 일등공신이다.
지난 해 KIA는 미국 메이저리그 스타 출신인 호세 리마와 토마스 데이비스, 펠릭스 디아즈를 교대로 투입했지만 이들이 거둔 승수는 고작 5승.
하지만 올시즌 용병 로페즈가 14승, 구톰슨이 13승으로 둘이 무려 27승을 합작하면서 마운드의 `원투 펀치'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용병들이 거둔 승수가 지난 해 보다 무려 22승이나 많아졌으니 팀 성적은 당연히 좋아지게 됐다.
구톰슨과 로페즈는 승수 뿐만아니라 완투형 투수로 긴 이닝을 책임지다 보니 고질적으로 약해던 불펜의 부담도 대폭 줄었다.
KIA,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직행 (군산=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24일 전북 군산월명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KIA가 5대0으로 승리, 1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한 뒤 KIA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09.9.24 sollenso@yna.co.kr |
붙박이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은 유동훈의 재발견도 KIA의 알찬 수확이다.
KIA 시즌 초반 믿었던 마무리 한기주가 어이없이 무너지자 토종 에이스 윤석민을 불펜으로 돌리는 등 고육지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언더핸드 유동훈이 6승2패 21세이브를 기록하며 뒷문을 확실하게 틀어막자 마운드 전체 균형이 잡혔다.
유동훈의 시즌 방어율 0.54만 놓고 평가한다면 가히 `선동열급'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다.
◇벤치와 프런트의 기다리는 야구
공수의 핵인 김상현과 2명의 용병투수가 굴러온 복이라면 조범현 감독의 용병술과 프런트의 지원은 정규리그 1위의 밑거름이 됐다.
KIA 사령탑을 맡은 첫 해 6위에 그친 조범현 감독은 지난 시즌이 끝나자 마자 경남 남해에 캠프를 차리고 42일간에 걸친 마무리 훈련을 펼쳤다.
마무리 훈련의 주된 내용은 기술적인 부분보다 체력 강화에 주력했다.
KIA는 올 초에도 괌과 일본 미야자키를 오가며 두 달여 걸친 장기간의 스프링캠프를 통해 선수단 조율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처럼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KIA의 시즌 초반 레이스는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은 물론 프런트도 서두르지는 않았다.
조감독은 4월의 부진에도 마운드의 정상적인 운용에 주력했으며 상승세를 탄 5월과 6월에도 6인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투수들의 체력을 비축했다.
"조만간 더 기다리면 반드시 결정적인 기회가 올 것"이라고 신중함을 감추지 않았던 조 감독은 후반기 초반 11연승을 진두지휘하며 마침내 1위로 올라서는 승부사 기질을 보였다.
달라진 KIA 프런트도 팀 재건의 밑거름이 됐다.
'조용한 내조'를 표방한 KIA는 선수단에 전권을 부여하면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 `호랑이 군단' 부활의 가장 큰 힘이 됐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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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선발과 중심타선, 팀 전력의 핵심 요인이다. 다른 팀에는 모두 찾아온 포수 부상이 KIA만 피해갔다. KIA는 올해 이 세 가지로 우승했다.
△6인 선발 시스템으로 승부
KIA 조범현 감독은 시즌 초반을 올해 가장 힘들었던 때로 꼽는다.
스프링캠프부터 준비했던 6인 선발 체제를 내놓은 뒤 성공 여부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개막 직후, 외국인 투수 릭 구톰슨과 아킬리노 로페즈·서재응·윤석민·양현종·곽정철까지 6명이 선발을 맡았다. 어느 팀도 해본 적 없는 6인 선발제였다.
6일 쉬고 등판하는 것이 리듬상 오히려 힘들다는 에이스 윤석민의 뜻에 따라 4월말 5인 선발로 돌아갔지만, 개막 초반 이 도전은 올해 KIA 마운드 상징이 됐다.
그만큼 자원이 풍부했다. 마지막까지 꾸준히 선발을 지킨 투수는 두 외국인 투수와 양현종 등 세 명뿐이었지만, 어느 한 곳이 구멍 나도 메워주는 투수가 나왔다.
5월 한 달 동안 마무리를 맡았던 에이스 윤석민은 시즌 막판 어깨 통증으로 빠졌다. 곽정철은 5인 선발제로 바뀐 뒤 불펜으로 이동해 손영민·유동훈과 마지막까지 KIA 불펜 핵심이 됐다. 서재응 역시 중간에 불펜으로 옮겼다.
구톰슨과 로페즈는 2002년 리오스(14승)-키퍼(19승) 이후 7년 만에 ‘10승 용병 듀오’가 됐고, 3년차 좌완 양현종은 무려 12승을 따내며 급성장했다.
선발이 구멍날 때마다 정성철·정용운 등 신인들이, 그리고 통산 100승을 채운 베테랑 이대진이 잘 메웠다. KIA가 특별히 긴 연패를 하지 않았던 이유다.
선발이 든든하게 긴 이닝을 채워주니 불펜도 튼튼해졌다. 손영민과 곽정철이 셋업맨으로 자리 잡았고, 한기주가 빠진 마무리 자리는 사이드암 유동훈이 21세이브를 올리며 완벽하게 소화했다. KIA의 팀 방어율은 3.93. SK 다음으로 가장 좋다.
△변신, 중심타선
지난해 KIA의 팀 홈런은 48개였다. 8개팀 가운데 꼴찌였다. 홈런까지 갈 것도 없이 팀 타율은 물론 팀 타점 자체가 465개로 7위였다. 타선이 정말 힘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팀 홈런 155개로 3위다. 팀 타율은 여전히 최하위지만, 팀 타점은 2위다. 중심타선이 강해진 영향이다.
KIA의 변신은 최희섭의 변화로도 대변될 수 있다. 지난 겨울 엄청난 체중 감량과 훈련량으로 조 감독까지 놀라게 한 최희섭은 올해 타율 3할과 30홈런을 모두 넘기고 95타점을 올리며 최고의 4번타자로 거듭났다. 1루 수비도 완벽에 가까웠다.
여기에 김상현이라는 깜짝 카드가 가세했다.
4월 중순 트레이드 직후부터 엄청난 화력을 뿜었다. KIA로 온 지 한 달도 안 돼 만루홈런을 3개나 터뜨린 김상현은 올해 뽑아낸 36홈런 가운데 4개를 만루포로 장식했다. 홈런과 타점·장타율에서 모두 1위를 해 KIA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최희섭과 김상현이 뽑은 홈런만 68개다. 두자릿수 홈런 타자는 5명. 장성호와 나지완이 번갈아 3번타자를 지키면서 KIA 중심타선은 최강이 됐다.
△무적 안방마님
팀 전력을 말할 때 또 한 가지 핵심은 배터리다. KIA 마운드가 아무리 든든했다 해도 포수가 부실했다면 우승까지 할 수는 없었다.
올해 8개팀 가운데 주전 포수가 멀쩡한 팀은 KIA가 유일했다. 나머지 7개 팀 주전 포수들이 하나같이 부상 등으로 자리를 비웠지만, KIA 주전 포수 김상훈은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지난해 개막 직후 발목 부상으로 시즌을 날렸지만, 올해는 주장까지 맡아 성실하게 시즌을 채웠다. 조 감독 부임 이후 점점 안정돼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투수 리드에, 팀내 4위 타점 능력까지 선보이며 KIA를 승리로 이끌었다.
다른 팀에는 비상이 걸렸던 포수 쪽에서 KIA는 ‘현상 유지’한 것이 그 이상의 힘이 됐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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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KIA는 지난 97년 이후 12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며 통산 10번째(해태 시절 포함) 우승 기회를 맞았다. 올시즌 KIA의 레이스는 '마라톤'에 비유될 만하다. 시즌초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여름 승승장구하다 9월 SK의 추격을 멋지게 뿌리치며 결승 테이프를 가장 먼저 끊었다. 조범현 감독의 리더십, 이종범을 중심으로 한 팀워크, 새롭게 전력에 가세한 선수들의 활약을 페넌트레이스 우승 원동력으로 꼽을 수 있다.
▶기다림이 필요했던 안전운행
조범현 감독은 시즌전 6선발 체제로 전반기를 끌고 가겠다고 했다. 선발 중 구톰슨과 서재응, 양현종에게는 휴식일을 충분히 줄 필요가 있었다. 기나긴 레이스에서 선발투수들의 체력관리를 우선 생각했다. 그러나 4월 한달간 어려움이 많았다. 마무리 한기주의 연속된 구원 실패와 타선 침묵 때문이었다. 4월에 10승1무12패로 6위로 처진 KIA에겐 반전의 카드가 필요했지만, 조 감독은 6인 선발체제를 꿋꿋이 유지했다.
효과는 5월 팀타선이 살아나면서 바로 나타났다. 최희섭-김상현 쌍포가 연일 터지고, 김원섭 안치홍 나지완 등 젊은 선수들이 타격감을 회복하면서 투-타 밸런스가 안정을 찾았다. 선발들이 6~7이닝을 책임지고, 불펜진도 부담을 덜면서 KIA는 최강 마운드를 구축했다. 5월 한달간 16승2무9패를 기록한 KIA는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6월 김원섭 이현곤 장성호 등이 부상을 당한데다 주포 최희섭이 슬럼프에 빠지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좀처럼 SK, 두산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6월 중순 유동훈에게 마무리를 맡기고 5인 선발 체제로 바꾼 조 감독은 최희섭을 꾸준히 기용했고, 부상자들을 대신해 김선빈 신종길 이호신 등 백업들에게 기회를 줬다.
7월 중순 이용규와 김원섭이 돌아오고 최희섭이 살아나면서 조 감독의 인내는 결실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반기 막판 탄력을 받은 KIA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11연승을 질주했고, 이후 5연승을 3차례나 더 달렸다. SK의 막판 추격도 KIA가 꾸준히 쌓아올린 아성을 넘을 수는 없었다.
▶본래의 승부욕과 집중력을 찾다
선수단의 구심점은 이종범이었다. 이종범이 맏형의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그라운드의 활약에서 비롯됐다. 시즌초 외야수 이용규와 채종범의 부상 이탈로 주전 기회를 잡은 이종범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와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안타로 조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전반기 한때 3할대 타율을 치기도 했던 이종범은 올스타에 뽑히는 등 전성기 못지 않은 활약으로 팀을 이끌었다. 코칭스태프는 선수단에 "이종범처럼만 해라"는 말을 공공연히 했을 정도다.
중심이 잡히면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법. 패하는 경기보다 이기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선수들의 사기는 탄력을 받았고 팀워크는 탄탄해졌다. 패배의식이 사라지면서 타이거즈 특유의 승부근성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후반기 5개의 결정적인 대타 홈런에서 보듯 승부욕은 집중력으로 나타나며 후반기 무서운 연승행진으로 이어졌다.
▶특급 용병과 특급 타자의 출현
KIA가 6위에 그쳤던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달라진 부분은 선발과 중심타선이다. 용병 선발 듀오 구톰슨과 로페즈가 각각 13승을 올렸다. 합작 30번의 퀄리티스타트에서 보듯 두 용병은 주어진 등판기회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에이스 윤석민과 영건 양현종까지 기세를 떨친 선발진은 그야말로 최강이었다.
중심타선의 변화는 드라마틱했다. 올시즌 프로야구는 김상현을 위한 무대였다. LG서 전력외로 분류됐던 김상현은 4월19일 친정팀 KIA로 돌아와 최희섭과 쌍포를 이루며 강력한 중심타선을 구축했다. 이적하자마자 만루홈런을 잇달아 쏘아올리며 주목받기 시작한 김상현은 후반기 홈런포를 몰아치며 홈런, 타점왕에 정규시즌 MVP를 예약했다.
< 군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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