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오베이골, DMZ 못잖은 습지 확인”
ㆍ김창환 전북대 교수 조사보고서 내
“한반도 남쪽의 DMZ(비무장지대)를 아시나요?”
전북 고창 아산면 운곡리에서 남부지방의 DMZ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천혜의 습지가 확인됐다. 1만4000㎡의 면적에 수백종의 관속식물이 서식했다. 나비와 조류의 분포도 왕성했다. 산지저층습지로 국내에 이만한 규모는 찾아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사결과다.
“한반도 남쪽의 DMZ(비무장지대)를 아시나요?”
전북 고창 아산면 운곡리에서 남부지방의 DMZ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천혜의 습지가 확인됐다. 1만4000㎡의 면적에 수백종의 관속식물이 서식했다. 나비와 조류의 분포도 왕성했다. 산지저층습지로 국내에 이만한 규모는 찾아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사결과다.
생태계의 보고로 조사된 전북 고창군 오베이골 습지 전경.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데다 저수지가 가로막고 있어 그동안 다양한 식물군락이 발견되지 않았다. | 김창환 교수 제공
경기·강원지역의 DMZ를 10여년간 조사해 온 김창환 교수(전북대 환경조경디자인학과)는 “고창 오베이골의 경우 습지가 방대하고 서식종수가 다양하며 자연 그대로 살아 숨쉬는 생태여건이 남한의 DMZ라 칭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며 “계절별로 정밀조사에 나선다면 더 다양한 희귀 동식물 분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조사결과를 ‘고창군 은곡지구 습지식생·식물상 조사보고서’에 담아 최근 발간했다.
김 교수팀은 지난해 5월부터 운곡리 일대에 대한 생태조사를 벌여왔다. 조사결과 이 습지에는 428종류의 식물이 식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락은 다양했다. 버드나무 군락과 이삭사초군락, 괭이사초군락, 갈대군락, 매자기군락, 산조풀군락, 애기부들군락, 삿갓사초군락 등이 분포했다.
특히 산림청 지정 보호종인 낙지다리군락도 형성돼 있었다. 낙지다리는 꽃이 황백색으로 피며 줄기 끝이 낙지다리처럼 가지가 사방으로 갈라지는 식물이다.
너구리와 멸종위기종 2급인 삵의 서식도 확인됐다. 오베이 습지의 경관생태학적 가치는 나비와 조류의 왕성한 서식이 말해주고 있다.
나비는 지난해 38종이 발견됐다. 흔히 볼 수 없는 물결나비가 관찰됐고 ‘나라 나비’로 각광받았던 산제비 나비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네발나비과의 뿔나비도 보였다. 조류 역시 다양했다. 오목눈이와 직박구리, 흰뺨 검둥오리 등 26종이 서식했다.
이 습지는 ‘오베이골 습지’로 일컬어진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데다 아래쪽에는 저수지가 가로막아 인적이 없다. 오베이골이란 오방골의 전라도 사투리다. 호비골, 호비등이라는 별명도 붙어있다. 지형이 호랑이 콧등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들이다. 그만큼 오지다.
이런 습지가 부끄러운 자태를 드러낸 것은 1년 전이다. 전북 고창군에 환경직 공무원인 한웅재 부군수(53)가 부임했다. 임지가 생소한 그는 마을 곳곳을 익히기 위해 휴일도 반납한 채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고인돌 447기가 운집한 고창읍 죽림리에 들어섰을 때였다.
전북대 김창환 교수가 오베이골 습지에서 식물 생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고창 고인돌에 심취돼 있던 그의 시선이 주변 능선에 고정됐다. 예사롭지 않은 습지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발 한발 골짜기에 들어선 한 부군수는 깜짝 놀라 탄성을 질렀다. 환경 공무원으로 30년간 잔뼈가 굵은 그를 놀라게 한 것은 그의 앞에 펼쳐진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원시습지였다.
“인적이 없는 지역이라고 하지만 딱 보는 순간 이런 습지가 남한에 현존해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뛸 수밖에 없었어요. 자연생태학적으로 대단한 보물을 발견해 냈다는 기쁨에 앞서 자연의 위대함에 감사한 마음이 들더군요.”
한 부군수는 발견사실을 김창환 교수에게 알렸다. 이후 김 교수 등 전문가들의 습지생태조사 결과 이 습지의 보존가치가 큰 것으로 나타나자 고창군도 바빠졌다.
습지훼손을 막아 생태학습장으로 지켜가기 위해서다.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군과 고인돌박물관과는 불과 3㎞거리다. 고창군은 선사유적과 천혜의 습지를 둘러보며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생태관광지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강수 고창군수는 7일 “비무장지대에서 흔히 관찰되는 습지 유형과 비슷하다는 조사결과를 보고 오베이골의 보존가치를 새삼 느끼고 있다”면서 “생태계 교란식물은 솎아내면서 자연 그대로의 생태환경을 유지하고 생태학습장 등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적이 없는 지역이라고 하지만 딱 보는 순간 이런 습지가 남한에 현존해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뛸 수밖에 없었어요. 자연생태학적으로 대단한 보물을 발견해 냈다는 기쁨에 앞서 자연의 위대함에 감사한 마음이 들더군요.”
한 부군수는 발견사실을 김창환 교수에게 알렸다. 이후 김 교수 등 전문가들의 습지생태조사 결과 이 습지의 보존가치가 큰 것으로 나타나자 고창군도 바빠졌다.
습지훼손을 막아 생태학습장으로 지켜가기 위해서다.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군과 고인돌박물관과는 불과 3㎞거리다. 고창군은 선사유적과 천혜의 습지를 둘러보며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생태관광지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강수 고창군수는 7일 “비무장지대에서 흔히 관찰되는 습지 유형과 비슷하다는 조사결과를 보고 오베이골의 보존가치를 새삼 느끼고 있다”면서 “생태계 교란식물은 솎아내면서 자연 그대로의 생태환경을 유지하고 생태학습장 등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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