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현대건설 인수전, 명분이냐 실리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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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랑 기자 김수헌 기자 이재성 기자 | ||||||||
현대건설 주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범 현대 가족 기업들’간 인수전이 본격 시동을 걸었다. 옛 주인인 현대그룹과 ‘범 현대가의 장자’로 자임하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사이에 치열한 2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유동성 위기로 지난 2001년 채권단 관리 아래 들어간 지 9년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됐다. 명분 내세운 현대그룹
24일 외환은행을 비롯해 9개 은행 및 기관으로 구성된 현대건설 채권단은 현대건설 보유지분 34.88%(3887만9000주)를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산업은행·우리투자증권 컨소시엄과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등 공동 매각 주관사는 다음달 1일까지 인수 희망자들로부터 입찰참가의향서를 받아 적격자를 가려낸 뒤, 이들을 대상으로 11월12일까지 본입찰을 실시한다. 채권단은 12월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가급적 올해 안에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범 현대가’에선 벌써 인수 경쟁에 불을 댕긴 모습이다. 지난 2006년 현대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한 뒤부터 줄곧 인수 의지를 강하게 밝혀왔던 현대그룹은 명분을 무기로 내세웠다. 현대그룹은 지난 21일부터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란 내용의 방송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고 정몽헌 회장에게 현대건설을 물려줬고, 정몽헌 회장이 사재 4400억원을 출연해 현대건설을 살리고자 노력했던 만큼 ‘잃었던 기업을 되찾는 건 당연하다’는 논리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라도 현대그룹한텐 놓칠 수 없는 매물이다.
실리 앞세운 현대차 7조 보유 자금력 풍부 “글로벌 회사로 키울것” 자문사 선정작업 끝내 현대차그룹은 오는 27일 ‘현대건설 입찰 참여’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를 인수자문사로, 삼일회계법인을 회계자문사로 선정해 인수 작업을 미리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내세우는 가장 큰 무기는 ‘든든한 실탄’이다. 계열사를 포함해 7조원에 가까운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외부 도움 없이도 독자적으로 현대건설을 인수할 수 있다. 여기에다 현대상선 주요주주인 현대중공업그룹과 케이시시(KCC)로부터 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도 인수전에서 유리한 요소다. ‘범 현대가의 추인’이라는 명분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일단 명분보다는 실리를 앞세웠다. 현대차그룹 고위관계자는 24일 “우리는 감정이나 명분에 호소하는 게 아니라, 현대건설을 글로벌 종합엔지니어링사로 키우고자 하는 경제 논리에 따라 인수전에 참여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정의선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엠코의 기업 가치를 높인 뒤 정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에 가속도를 붙이려한다는 일부 관측에 대해선 “현대엠코는 아예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현대건설 뿐아니라,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등 인수 후보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현대건설 주가는 7만1200원으로 마감해 전 거래일보다 2200원(3.19%) 올랐다.
황예랑 김수헌 이재성 기자 yrcomm@hani.co.kr 기사등록 : 2010-09-24 오후 07:38:45 기사수정 : 2010-09-24 오후 10:08:47 출처: 한겨레신문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440822.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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