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제대로 고쳐 쓴다
입력 : 2010-10-01 21:41:04ㅣ수정 : 2010-10-01 21:41:05
ㆍ국역본 오류 많아 5년간 수정보완사업
ㆍ전문분야 학자 참여…현대적으로 재번역
“중국은 본디 예의의 나라이니 우리나라에게 관광을 허락하였음은 또한 영광스러운 일이나 ‘우리나라가 가려서 보낸 사신임을 또한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신을 골라서 보내야 될 상황이 올 것을 또한 예상해야 합니다’(!)”
국역 조선왕조실록은 학자들뿐 아니라 창작자와 일반인들도 자주 뒤적이는 인기 서적이다.
<대장금> <왕의 남자> 등 조선사를 토대로 한 창작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실록은 콘텐츠의 보고로 갈수록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국사편찬위원회가 운영하는 실록 사이트의 월평균 검색건수는 300만건이며 학위논문 인용건수도 연평균 8.7%나 된다. 그러나 실록을 읽다 보면 앞의 사례처럼 황당한 부분이 종종 발견된다. 이 때문에 오류신고도 월평균 177건에 이른다.
ㆍ전문분야 학자 참여…현대적으로 재번역
“중국은 본디 예의의 나라이니 우리나라에게 관광을 허락하였음은 또한 영광스러운 일이나 ‘우리나라가 가려서 보낸 사신임을 또한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신을 골라서 보내야 될 상황이 올 것을 또한 예상해야 합니다’(!)”
국역 조선왕조실록은 학자들뿐 아니라 창작자와 일반인들도 자주 뒤적이는 인기 서적이다.
<대장금> <왕의 남자> 등 조선사를 토대로 한 창작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실록은 콘텐츠의 보고로 갈수록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국사편찬위원회가 운영하는 실록 사이트의 월평균 검색건수는 300만건이며 학위논문 인용건수도 연평균 8.7%나 된다. 그러나 실록을 읽다 보면 앞의 사례처럼 황당한 부분이 종종 발견된다. 이 때문에 오류신고도 월평균 177건에 이른다.
한국고전번역원(원장 박석무)이 내년부터 5년에 걸쳐 국역 조선왕조실록 수정보완사업을 벌인다. 번역원은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실록현대화연구팀을 꾸려 전문학자들과 기초조사를 벌였으며, 이 내용을 2일 국민대 본관에서 열리는 공청회에서 발표한다. 번역원이 실록 영인본 3만906면의 일부를 샘플조사한 결과 국역 실록의 오류는 오역 등 중대오류가 5.2%, 직역·표현오류·어려운 한자·오자 등 일반오류가 17.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일반오류가 많은 것은 실록의 국역이 한 세대 전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국역은 1968년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세종실록>을 한글로 옮기면서 시작됐으며 72년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가 참여하면서 양 기관에 의해 93년까지 계속됐다. 민간이 국고보조금을 받는 형태로 국역작업이 진행되면서 장기적인 계획이나 용어·체제의 통일성이 부족했다. 특히 북한에서 <이조실록> 국역사업이 이뤄진다는 소식을 접한 정부가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 78년 이전의 국역본은 오류가 더 많이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오류가 가장 많았던 연도는 76년, 왕으로는 영조대왕실록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한학자들이 중심이 돼 국역작업을 진행하면서 실록 기술 당시의 정황이나 전문지식을 파악하지 못해 빚어진 오류도 상당수에 이른다.
번역원은 이에 따라 국역 실록 수정보완사업을 벌이면서 국방, 의약, 과학, 사건, 문체(이문·교서), 인명, 여진, 일본 등 전문분야의 학자들을 참여시켜 최근 발견된 학문적 성과를 반영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처음 국역자들이 봉화와 관련된 내용을 번역하면서 세부내용을 몰라 ‘연변(沿邊) 연대(沿臺)의 축조하는 법식과 중부 봉화의 배설하는 제도’라고 옮겼던 것을 조선시대 군사 전문가가 참여하면서 ‘연변에 연대를 축조하는 방식과 중간 중간에 봉화를 배치하는 제도’라고 정확하게 바로잡는다. 여러 분야 가운데서도 외교문서인 이문(吏文)과 왕의 명령서인 교서(敎書)는 어려운 한자와 특수한 용례로 인해 번역이 가장 어렵다.
연구를 총괄하는 서정문 사업본부장은 “지금 보면 오류가 많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진 첫 국역사업의 성과를 폄훼하면 안된다”면서 “고전학자, 분야별 전문학자, 국어학자들이 팀을 이뤄서 기존 국역본에 대한 수정보완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록이 당대 최고의 문장이었던 점을 고려해 21세기에 맞는 한글을 구사하면서 내용이 정확하고 학술연구성과가 반영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대 472년간(1392~1863)의 역사를 편년체로 기술한 조선왕조실록은 1894권 888책(국역본 447권)으로 국보 151호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고종실록과 순종실록은 일제가 저술에 개입하면서 오류와 왜곡이 많아 전체 실록에서 배제됐다. 실록은 20세기 초까지 태백산·정족산·적상산·오대산 등 4개 사고에 분산 보관해 왔으며 현재는 서울대 규장각, 국가기록원 부산지원에 있다. 북한은 한국전쟁 당시 구황궁 장서각에 소장돼 있던 적상산사고본을 가져갔으며, 남한 국역본은 태백산본을 저본으로 했다.
이처럼 일반오류가 많은 것은 실록의 국역이 한 세대 전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국역은 1968년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세종실록>을 한글로 옮기면서 시작됐으며 72년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가 참여하면서 양 기관에 의해 93년까지 계속됐다. 민간이 국고보조금을 받는 형태로 국역작업이 진행되면서 장기적인 계획이나 용어·체제의 통일성이 부족했다. 특히 북한에서 <이조실록> 국역사업이 이뤄진다는 소식을 접한 정부가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 78년 이전의 국역본은 오류가 더 많이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오류가 가장 많았던 연도는 76년, 왕으로는 영조대왕실록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한학자들이 중심이 돼 국역작업을 진행하면서 실록 기술 당시의 정황이나 전문지식을 파악하지 못해 빚어진 오류도 상당수에 이른다.
번역원은 이에 따라 국역 실록 수정보완사업을 벌이면서 국방, 의약, 과학, 사건, 문체(이문·교서), 인명, 여진, 일본 등 전문분야의 학자들을 참여시켜 최근 발견된 학문적 성과를 반영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처음 국역자들이 봉화와 관련된 내용을 번역하면서 세부내용을 몰라 ‘연변(沿邊) 연대(沿臺)의 축조하는 법식과 중부 봉화의 배설하는 제도’라고 옮겼던 것을 조선시대 군사 전문가가 참여하면서 ‘연변에 연대를 축조하는 방식과 중간 중간에 봉화를 배치하는 제도’라고 정확하게 바로잡는다. 여러 분야 가운데서도 외교문서인 이문(吏文)과 왕의 명령서인 교서(敎書)는 어려운 한자와 특수한 용례로 인해 번역이 가장 어렵다.
연구를 총괄하는 서정문 사업본부장은 “지금 보면 오류가 많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진 첫 국역사업의 성과를 폄훼하면 안된다”면서 “고전학자, 분야별 전문학자, 국어학자들이 팀을 이뤄서 기존 국역본에 대한 수정보완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록이 당대 최고의 문장이었던 점을 고려해 21세기에 맞는 한글을 구사하면서 내용이 정확하고 학술연구성과가 반영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대 472년간(1392~1863)의 역사를 편년체로 기술한 조선왕조실록은 1894권 888책(국역본 447권)으로 국보 151호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고종실록과 순종실록은 일제가 저술에 개입하면서 오류와 왜곡이 많아 전체 실록에서 배제됐다. 실록은 20세기 초까지 태백산·정족산·적상산·오대산 등 4개 사고에 분산 보관해 왔으며 현재는 서울대 규장각, 국가기록원 부산지원에 있다. 북한은 한국전쟁 당시 구황궁 장서각에 소장돼 있던 적상산사고본을 가져갔으며, 남한 국역본은 태백산본을 저본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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