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출처 : http://baechugirl.net/>
아스라히 멀어지는게....
아스라히 멀어지는게....
아름답도다.
잊으려해도 잊혀지지 않으면, 애써 부러 잊으려 노력하느니
그냥 세월이란 지존 앞에 항복하고 버려두는게 나아...
자연스레 잊혀지는게
새로운 사람을 억지로 마음에 품어서 밀어내는 것보다 더 정당해.
봄 날의 아지랑이처럼...
흐물흐물한 신기루처럼,
다가가면 없어지는 헛된 바람의 공허함을 갖지 않기를...
따뜻한 봄날에 마당에 뿌려진 따사로운 햇살에
이제는 너무 늙어서 귀도 잘 들리지 않는 어미개가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새끼 강아지들을 몰고와서 낮잠을 자는 것처럼...
그렇게 그렇게 평화로우면서도 지켜보는 마음은 아리듯이.
내 마음의 파도가 요동을 치지 않도록,
어느새 파도가 썰물이 되어 내 몸을 잡아먹듯이 으르렁대던 모습이 패퇴하여서 겨우 내 발목에서 얼쩡거리듯이...
그렇게 그렇게...
저 멀리 아스라히 떠 있는 무지개....
그 무지개를 잡으러 뛰어가지 않아도 되는... 가봤자 무지개는 달아나고 사라진다는 것을 이미 알게된 나이와 축적된 경험을 가진...
그렇게 그렇게 서서히, 알 듯 모를 듯 하다가 잊혀지는게, 잊어가는게..
어느날 문득 이상한 기운에 사로잡혀 갑자기 떠올라 슬퍼지는 그런 순간의 기간도 또한 아주아주 길어지다가 사라지도록, 없어지도록...
안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잊지못하는 것.
잊으려한다고 억지를 부리지만 그건 허세에 불과할 뿐.
그냥 시간에 맏겨.
그냥 세월이란 절대권력자에게 맏겨.
그러면 다... 끝나....
세월을 무슨 수로 이겨!
다만 멀어지는 기간이 길어서 순간의 고통들이 너무 아파 헤매는 게 싫어.
하지만 아스라히 멀어지면, 마지막 남은 실날마저 끊어지면...
그 잊음의 고통들도 모두 끝나니...
그때가 되면 잘했노라 웃음지을 수 있을거야.
정말 그럴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