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살 머금은 초록세상···전남 보성군 득량면

 
스포츠칸 윤대헌 기자 caos999@kyunghyang.com |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제2대한다원


4월 보성군 득량만 간척지는 온통 초록세상이다. 대지를 수놓은 보리밭 때문. 4칸짜리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봄날의 들녘으로 간다. 득량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면 예당을 거쳐 조성역까지 차창 밖으로 초록물결이 끝없이 넘실댄다. 이 땅에 새봄이 내려앉은 이즈음, 득량만의은빛바다와 갈대군락, 강골마을 풍광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녹차밭과 함께 보성을 대표하는 봄 풍경이다.

경전선 기차


경전선은 경상도와 전라도를 이어주는 철도다. 일제시대 때 건설돼 구불구불 느릿하게 이어져 그 옛날 완행열차의 낭만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광주 송정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녹차와 보리가 어우러진 ‘초록의 땅’ 보성으로 향한다. 봄 햇살을 가득 실은 4칸짜리 열차는 느리고 초라하지만 당당하고 거침없이 남녘 들판을 내달린다. 남쪽으로 향하는 열차는 보성역과 득량역을 지나 조성역 즈음에서 동쪽으로 몸을 튼다. 왼편으로 작은 마을이 줄줄이 이어지고 오른편은 초록 보리밭이 간척지를 가득 매운 득량만이다.

득량만 간척지


간척지에는 고흥반도와 보성을 연결하는 5㎞ 방조제가 시원스럽게 뻗어 있다. 그 안쪽이 득량이다. 득량은 임진왜란 당시 군수식량을 모아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드넓은 보리밭을 코앞에서 감상하려면 득량만 방조제 위로 올라야 한다. 방조제 위 수로는 갈대와 어우러져 운치를 더해주고, 갈대숲에는 산책로가 조성돼 봄날의 풍광을 만끽하기에 좋다.

득량만의 또 다른 명소는 강골마을. 영화 <서편제>와 <태백산맥>, TV 예능프로그램 등의 단골 촬영지가 된 마을은 우리네 전통과 멋, 소박한 정서가 지금껏 남아 있다.

열화정


19세기 때부터 들어선 한옥은 30여채. 이 중 이금재 가옥과 이용욱 가옥, 이식래 가옥, 열화정은 문화재급이다. 마을 뒤편 대숲에 둘러싸인 열화정의 풍치가 멋스럽다. 19세기 중엽 후학 양성을 위해 지어진 정자는 강골마을의 자랑거리. 싸리담장을 끼고 굽이굽이 이어진 고샅길을 따라 간다. 당대의 선비들이 시를 짓고 학문을 논하던 누마루와 소박한 연못,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옛 정취가 물씬 풍긴다.

마을 돌담길과 대숲을 여유롭게 둘러본 후 한옥에서 하룻밤 묵으면 마을주민들과 정을 나누고, 엿만들기·다도 등을 통해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다.

보리밭


득량만의 보리밭과 함께 보성의 봄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녹차밭. 200m에 이르는 삼나무길을 지나 대한다원 녹차밭으로 들어서면 초록 물결이 넘실댄다. 전망대에 올라 녹차밭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맛도 쏠쏠하다. 여기서 조금 더 오르면 바다전망대다. 날씨만 좋으면 산 너머 바다까지 한눈에 잡힌다. 녹차밭을 둘러보고 나서는 따뜻한 녹차나 녹차아이스크림을 즐기는 것도 괜찮다.

각종 CF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제2대한다원도 명물. 회천리에 자리한 녹차밭은 평지에 드넓게 펼쳐진 풍광이 압권이다. 이 때문에 사진애호가들도 즐겨 찾는다.

바다를 보고 싶다면 인근에 위치한 율포 해변이 제격이다. 율포 해변은 백사장 길이가 1㎞ 정도로 아담하지만 갯벌체험은 물론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명소다. 게다가 인근에 보성군에서 운영하는 율포해수녹차탕이 있어 바다를 바라보며 녹차탕과 해수탕을 즐길 수 있다.

태백산맥문학관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지인 벌교도 필수코스. 벌교천을 가로지르는 무지개다리 홍교를 비롯해 소설 속 실존인물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태백산맥문학관에는 소설 <태백산맥>의 친필원고를 비롯해 당시 사용했던 필기도구를 전시해놨다. 벌교의 명물 참꼬막은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돋우기에 안성맞춤. 청정해역의 깊고 찰진 개펄에서 자란 참꼬막은 탱탱하고 쫄깃한 맛에 입이 호사를 누린다.

◇여행정보

▲찾아가는 길:(기차)득량-조성(무궁화호) 하루 5회 왕복, 철도공사 1544-7788/(승용차)서울→호남고속도로 주암IC→18번 국도 보성방향→보성 진입 2번국도 순천방향→득량 이정표 보고 우회전
▲주변 볼거리:대원사 왕벚꽃길, 용추폭포, 미력옹기, 낙안읍성, 순천만, 장흥 마량포구 등
▲맛집:연미정(낙지요리, 061-858-1772), 시골밥상(백반·해물요리, 061-857-6650), 제일회관(꼬막정식, 061-857-1672) 등
▲축제 및 행사:강골마을 두 그루 철쭉제(4월 말), 보성다향제(5월4~8일) 등
▲숙박:강골마을(득량정보화마을) (061)853-2885, 박향숙 (010)9312-5778
▲문의:보성군청 문화관광과 (061)850-5210, 강골마을(득량정보화마을) 061)853-2885

 

출처: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3241418302&code=350101
Posted by Kukul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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