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구장이 온다" 광주신구장 현장 탐방기

 

[OSEN=광주, 이선호 기자] "꿈의 구장이 찾아갑니다".

지난 3월 26일 광주광역시 북구 임동의 광주 신구장 건립 공사현장 사무소. 지난 2011년 11월부터 시작된 신구장 건립공사가 공정 50%(3월 말)에 도달하게되자 이날 10시30분부터 강운태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공사추진상황 설명회'가 열렸다. 골조공사를 마친 신구장 외벽에는 '꿈의 구장이 2013년 말 찾아갑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날은 처음으로 공사 현장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자리였다. 설명회에는 하일성 KBS-N 스포츠 해설위원과 타이거즈팬 등 시민, 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높은 관심속에서 열렸다. 임희진 광주광역시 종합건설본부장의 사업추진 경과보고에 이어 김광재 현대건설 현장소장이 공사 추진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설명회에서는 시민들의 열띤 질문도 이어졌다. "안전망이 무슨 색인가? 요즘은 초록색이 아닌 검정색을 쓰는데 여기도 그걸 사용하는가?", "외야 펜스의 선수 보호펜스를 잘 설치가 되어 있는가?", "비싼 자전거를 타고와도 잘 보관할 수 있는가?", "선수와 관중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는가?" 등 세밀한 질문을 쏟아냈다.

 

마이크를 잡은 강운태 시장은 "2년전 광주, 대구, 대전 지역의 낙후된 야구장 가운데 광주에서 가장 먼저 첫 삽을 떴다.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중간보고를 하게 돼 기쁘다. 다 뜻이 있으면 길이 보인다"며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강 시장이 이같이 말한 이유는 건립 과정에서 최대의 난제였던 건립비(총 994억 원-국비 298억, 시비 396억, 민자 300억) 때문이었다. 1000억 원에 가까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야구장 건립은 시 재정규모상 국비와 민간 투자없이는 어려운 문제였다. 그러나 강 시장의 의지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야구종목 편입과 무등경기장 성화대 존치를 통해 국비를 조달했고 KIA 자동차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강 시장은 유니버시아드 대회유치과정에서 국비를 얻어낸 계기도 설명했다. "유니버시아드를 유치할때 광주 시민들은 야구를 가장 좋아하니 반드시 야구종목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회선정 위원들이 나를 내보내고 20분 동안 논의끝에 야구를 종목에 편입시키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하더라. 야구장이 기본 대회 시설로 인정받아 국비를 받은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의 하일라이트는 공사현장 방문이었다. 참관단이 현대건설측에서 마련한 보호모자를 착용하고 현장에 들어서자 5층 높이의 거대한 야구장이 위용을 드러냈다. 그라운드와 외야, 내야 스탠드는 한창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여러 대의 포크레인이 그라운드를 헤집고 대형 크레인은 지붕을 만들기 위해 거대한 쇠기둥을 설치하고 있었다. 김광재 현장소장은 "현재 지상층 골조 공사를 마쳤고 PC 스탠드 설치 공사를 벌이고 있다. 공정률이 예상보다 빠르다. 올해 하반기 시운전을 거쳐 내년 1월 21일 완공하는데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그라운드를 지나 2층의 메인 스탠드에 올라서자 참관인들의 탄성이 나왔다. 야구장 전경이 그대로 시야에 들어왔고 3루쪽에서는 최근 국립공원으로 승격한 무등산이 바로 앞에 있는 듯 가까워보였다. 스탠드에서 그라운드를 주시하는데 불편이 없었다. 완만한 접시형으로 2층 메인 스탠드 각도는 16도, 5층 상부는 32도이다. 일본 히로시마의 마쓰다 구장과 비슷하다고 한다.

관중들이 앉을 자리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기존 구장 의자는 비좁은데다 각 줄의 간격도 좁았다. 아직 의자를 설치하지 않아 실감하기는 어려웠지만 넓어진 것만은 분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각 줄의 폭이 65cm에서 85cm로 넓어졌다. 의자크기(50cm)도 기존보다 5cm 커졌고 앞줄과 뒤줄 의자들도 지그재그로 설치되기 때문에 시야 방해요인이 없다"고 설명했다.

홈플레이트에서 투수판-2루-중견수로 이어지는 방향이 동북향이어서 햇빛에 방해받지 않도록 한 점도 눈에 띄었다. 포수 뒷편 관중석까지 거리가 18.5m로 기존구장보다 3m가 가깝도록 설계했다. 설계 관계자는 "그라운드에 최대한 접근한 관람석 배치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즐길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2층 스탠드를 벗어나 3층의 복도로 올라가니 국내구장 최초의 개방형 콘코스 설계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은 먼지와 벽돌 뿐이지만 관중들은 이동하면서 또는 필요한 식음료를 구입해 먹으면서도 야구를 볼 수 있게끔 그라운드쪽이 트여있었다.

3층에 마련되어 있는 미디어 시설도 부족함이 없었다. 취재 기자실이 넓었고 4사가 동시에 중계할 수 있는 방송 부스도 따로 있었다. 공사 관계자는 "현장을 중계하는 TV 중계카메라가 관중들과 겹치지 않도록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양팀 덕아웃 옆에 사진기자석도 충분히 마련된다고 한다.

4층의 스카이박스는 파티를 즐길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공간이었다. 스카이박스 뿐만 아니라 스탠드 내외야 곳곳에 바베큐존 등 약 4000여 석의 이벤트석이 설치된다고 한다. 이제는 광주구장에서도 편안하고 쾌적한 자리에서 느긋하게 야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높은 비용이 수반되는 내용이어서 요금이 어느 수준에서 책정될 것인지 궁금했다.


또 하나 눈에 띠는 대목은 여성과 어린이, 장애우를 위한 시설이었다. 곳곳에 여성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남자 화장실에 비해 1.7배 많다고 한다. 외야 잔디석과 경기장 사이에 놀이터가 있고 2층에는 수유실과 어린이 놀이방도 생긴다. 홈플레이트 뒤쪽, 3층, 내야와 외야에는 장애우 전용 관람석 229석을 설치해 일반관중과 함께 야구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친환경 재생에너지의 활용도 광주신구장이 자랑하는 요소이다. 겨우내 지반 공사를 통해 지열을 이용하는 신재생에너시 시설을 도입했다. 빗물을 받아 쓰는 우수조와 중수조 재활용을 통해 수도요금을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공사 관계자는 "이미 친환경 건축물 예비인증을 받았고 모두 환경표지 혹은 GR(Good Recycled Product) 마크 자재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관단에 참여한 타이거즈팬 김유리(23)씨는 "공정이 50% 정도 되었다길래 아직은 볼만한게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와서보니 모든 것이 굉장했다. 100% 완공구장이 더욱 기대 된다. 관중석과 필드가 가까워 메이저리그의 구장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수들의 숨소리도 잘 들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강운태 시장은 참관인들과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처음에 야구장 짓겠다고 했을 때 '또 거짓말 한다'는 야유를 들었다. 그러나 2년만에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아시아 최고의 아름다운 야구장이 우리 품에 안긴다. 언제라도 새로운 의견을 주시면 반영하겠다"고 다시한번 약속했다.

sunny@osen.co.kr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출처: 오센 http://osen.mt.co.kr/article/G1109563499

 

 

 

 

Posted by Kukul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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